어젠 좋은 술자리가 있었는데 마다하고 달려간 광덕산에서 패잔병처럼
돌아왔습니다. 쫄쫄굶고 코가 빨개져서 속세로 돌아와 새벽에 먹은 해장국에
소주한잔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군요.
어젯밤 차량으로 망경싣고 출사 나가신분덜...모두들 "미쳤어!!"라고
하시지 않았을지...호기있게 하늘의 별만보고 광덕산으로 달려간 저는
"미쳤어!!"를 수십번 되뇌이다 결국 두손들고 철수 했습니다.
상상하기 힘든 추위와 강풍은 단 하룻만의 기후변화라고하기엔 너무
가혹했습니다. 미리 와계시던 별만세 동료분은 콧물흘리며 말씀하시길
FS127굴절경통이 바람에 춤을 췄다고 표현하더군요.
불어대는 강풍에 여기저기서 뭔가가 들썩이며 덜컹거리는 소리에 놀라며
괜히 왔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이왕온거 그냥 갈수는 없다는
생각에 촬영을 강행했습니다.
다만, 그런 여건에서 평소처럼 꼼꼼하게 사전준비한다는게 고통스러워
촛점도, 앵글도 대충대충 맞췄더니 결과가 창피합니다.
잔꾀부린다고 먼저 왔을때 헬리코이드방식의 렌즈라 돌아가지않게
스카치테입을 붙여놓았었는데...결과를보니 촛점은 딴데 가있군요...ㅋㅋ
중간에 숙소동에서 강한바람소리에 나가보니 노트북은 뒤집혀있고 마우스는
대롱대롱,마우스패드는 어디론가 날아갔고..가이드성 잃었다는 에러소리만
계속 내고 있더군요. 짧은 경통도 이정도의 바람엔 속수무책입니다.
결정적으로 그런상태에서 2시30분쯤 난데없이 [멍멍님 100마리]가
비명같은 짖음에 더이상 버티지못하고 황급히 그곳을 탈출(?)했습니다.
아마도 추위에 멧돼지들이 내려왔었나봅니다. 에휴...결과는 않봐도
비디오겠지만 걍 억울해서 올려놓습니다.
[촬영데이터]
- Telescope : Canon FD300/F2.8L -> F3.5 masking
- Guidescope : TeleVue Pronto 480mm/F6.8
- EM-200 Temma2 Jr. / Meade DSI+GPUSB Autoguide
- CANON 400D w/o LPF + LPS-P2
-420sec*23 / ISO1600 /광덕산 별만세 관측소_081205
- MaxIm DL(컴바인_DDP)_Photoshop CS3(레벨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