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고대하던 장비를 설치하였건만 황사다 뭐다하여 안시조차 제대로 해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평일이지만 무리수를 두어 일찌감치 퇴근하여 아산으로 향했습니다.
아직 월령이 어려 고도가 낮을 터이지만 서두르면 Langrenus 나 Petavius 등 몇 가지 크레이터를 사진에 담을 수 있으리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왠걸 도착해 보니 관측소 문이 잠겨져 있고 관리에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 세콤 직원을 출동시켜 점검케하고 철물점 아저씨를 불러 잠금장치를 교체하느라 정작 관측에 들어간 시간은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였습니다.
달은 이미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었고 투명도는 근래 보기 드물게 좋았으나 시상이 엉망이고 결정적으로 남동쪽에서 강풍이 불어 경통을 뒤흔들었습니다. 경통을 냉각시킬 시간도 없이 막차에 쫒겨 두시간 정도 미친듯이 찍다가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기차 안에서 비디오 클립들을 리뷰해 보니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올리는 사진은 크레이터, Petavius 입니다. 아직 뮤론과 루메네라 모두에 익숙치 않고 정황이 없이 찍은 사진이라 대단히 허접하여 부끄럽습니다만, 뮤론 300의 사실상의 fitst light 였으므로 기념/기록 차원에서 게재합니다. 추후 노하우가 쌓이면 이보다는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2006. 5. 2. 21:35 KST
Seeing: 2/10 (ALPO scale), Transparency: 9/10
Takahashi Mewlon 300 + Teleview Powermate x2 + Lumenera LU075
직업이 아니라면 쫒김없이 그런 어색함에 천천히 익숙해져가는 것도 재미라 생각됩니다.
first light 이라지만 환상적이기만 합니다. 요즘 달사진이 멋져 보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