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영남알프스의 억새풀 장관
(사진 아래)젊은 시절 밀양 표충사로 뒤 사자평입구에서. 사자평에는 고사리분교가 있었는데 학생 한명에 선생님 한분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학생은 독과외로 학교 공부를 하는 셈입니다. 물론 학교의 놀이기구도 혼자서 독차지입니다. 고사리분교에서 족구를 하여 공을 산 아래로 차버리면 표충사 대웅전 앞에 떨어지겠지요. 표충사 뒷 산길을 걸어 사자평의 고사리분교까지는 등산 시간이 약 1시간입니다. 중간에 폭포도 있고 산세가 아주 가파릅니다. 이 때도 애를 데리고 걸어 올라갔습니다. 와이샤스 앞 주머니에는 노란 빗을 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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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의 억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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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를 아시나요? 영남알프스는 울산광역시와 밀양시의 경계를 이루는 태백산맥 마지막 산줄기 일대를 말합니다. 그 산줄기는 천황산, 가지산, 신불산, 재약산으로 이루어지며 울산 쪽의 산록(山麓)에는 석남사가 자리잡고 있으며, 밀양 쪽으로는 표충사가 자리잡고 있고 북쪽으로는 청도의 운문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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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는 산세가 험하고 경치가 아름다워 언제부터인지 스위스의 알프스처럼 경치가 좋다고 하여 영남알프스라고 불리웠습니다. 가을 이맘쯤이면 영남알프스 산 정상의 넓은 구릉지에는 수많은 억새들이 피어 절경을 이룹니다. 이때 결혼 안한 총각이라면 여자친구 데리고 올라가면 억새풀과 넓은 산마루 분위기에 압도되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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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아~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들의 손짓을 보니 너를 향한 내 마음의 이지러짐같구나. 바람이 부는대로 억새는 따라가는 법이니 나는 바람 너는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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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우리 억새처럼 유연하면서 억세게 살아요.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여기서 손가락걸며 맹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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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울산에 가보니 신불산 억새가 한창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버지 차를 얻어타고 영남알프스의 억새풀 보기 등산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배냇골로 들어가서 울산 쪽에서 올라가려면 시간이 5시간 이상 걸린다는 얘기였습니다. 도저히 시간이 되지 않아 할 수 없이 자동차가 들어가는 곳까지만 들어갔다가 오고말았습니다. 억새도 한철인데 다시 내년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안타깝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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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아쉬운 것은 다른 사람들은 부부 둘이서 등반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우리 부부는 요즘 이런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맑은 산공기를 마시며 대자연을 같이 보는 아주 좋은 취미라고 생각이 되어 부럽더군요. 그래도 애가 어릴 때는 애에게 뭘 보여준다는 명목하게 가족들이 모여 잘 돌아다녔는데 이제는 완전히 따로 국밥 부부가 되었습니다. 부부 둘이서 딱딱 맞는게 없으니 차라리 혼자 다니는게 편하기도 합니다. 데리고 다니면 이리저리 신경을 쓰야하는 일도 많아서요.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은 저같은 전철을 밟지 마시고 부부와 딱딱 잘 맞추어서 젊을 때 힘이 있을 때 가족들끼리 열심히 구경할 것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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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출신의 유명한 가수로는 고복수 선생이 있었습니다.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로 시작되는 ‘짝사랑’을 불렀습니다. 고복수 선생도 영남알프스의 억새를 생각하면서 이 노래를 불렀을까요. 제가 가는 날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서 산위에서는 거의 겨울이었습니다. 바람에 날리는 억새들을 보니 어느새 입에서는 흥얼흥얼 짝사랑이 흘러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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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냇골에서 바라본 영남알프스의 신불산 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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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냇골에서 핀 억새가 가을 햇볕에 반짝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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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멀리 울산(언양)과 밀야을 연결하는 터널 공사가 한창입니다. 터널길이 4.5km로서 국내 최대의 터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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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언양장에서 파는 언양의 특산물 언양미나리입니다. 언양미나리는 과거에 영남알프스 계곡물에서 많이 자랐습니다. 이제는 모두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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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 젖은 이즈러진 조각달/ 강물도 출렁 출렁 목이 멥니다
억세밭이 약60만평이라네요.
앉아서 여기저기 관광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