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토요일
하루 종일 기상청을 들락날락거리며 고민에 빠집니다.
기상위성영상을 보면, 밤늦게 분명히 맑을 것 같은데 예보는 '구름 많고 비'까지 온답니다. 이거 미치겠습니다.
맑겠단 예보에 한두번 속은게 아니었기에 오늘은 제 소신껏 '거꾸로' 해보기로 하고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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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경이 지나자 그야말로 환상적인 하늘입니다.
달도 지고, 겨울은하수가 짙게 드리워진 화천의 하늘은 정말로 좋았습니다.
오지 않았으면 큰 후회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기상청은 여지없이 '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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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숙소동(컨테이너)을 설치해 놓은 별만세 관측소는 이제 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노출을 준 다음 두 시간 정도, 따뜻한 숙소에서 언 몸을 녹이며 TV를 봅니다.
자꾸 옛날 수피령에서 지냈던 혹한의 밤하늘이 생각납니다.
너무 편해 아침까지 내내 잘 버릴것같은 걱정까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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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로 찍을땐 중심부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그은 듯한 어두운 성운들을 잘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Ha를 이용하니 성운 전체의 모습이 제대로 보입니다.
성운들의 굴곡이 백두대간 산맥을 닮은 캘리포니아성운 못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거꾸로 세워보았습니다.
생소한 이미지가 되어 버렸네요.
[촬영정보]
Pentax 125SDP (+reduser F4.9) / NJP Temma pc / STL11000M/C2 (+ Astrodon Tru-Balance H-a, LRGB Filters) / STV autoguider / 2007. 11. 17(토) / 강원도 화천군 별만세 관측소 / Ha:R:G:B = 90(min):15:15:15 (-30도)
엄청난 이미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