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8일 베란다 웹캠 관측기

by 김상욱 posted Aug 0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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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면부족과 집안 일로 번개 관측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 집 베란다에 장비를 풀었습니다. 웹캠 필터 뭉치를 잘라내고 어댑터를 결합해서 6" 막스토프에 직초점으로 투유캠을 걸었습니다.
먼저 달을 겨냥했는데 초점을 맞추는 순간 저도 모르게 "와!"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무지개만의 부드러운 곡선과 산맥,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 코페르니쿠스의 멋진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그야말로 넋을 잃고 쳐다보았습니다. 컨트롤러를 조정하여 마치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분위기로 훑어가면서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더군요. 아파트 베란다라 상이 너무 일렁거렸던 것이 흠이지만 웹캠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12시를 넘겨서는 동쪽에 올라온 화성을 겨누었는데 처음에는 대상을 카메라 시야에 잡아 넣기가 어려워서 조금 헤맸습니다. 직초로 잡아 본 화성은 전에 디카를 통해서 보던 것보다 디테일이 더 잘 표현되었고 초점 맞추기도 훨씬 수월했습니다. 바로우로 조금 더 확대를 해볼까 하는 와중에 구름이 끼기 시작해서 관측은 더 할 수 없었습니다. 2시까지 기다리다 밀려오는 졸음에 쫓겨 잠자리에 들었네요.

어제는 웹캠의 위력을 실감한 날이었습니다만, 투유캠이 몸체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약간 허약해 보이고 어댑터와의 결합부위가 좀 불안하게 느껴져서 개조를 한다면 더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쿨링팬도 달고 조금 튼튼하게 만들면 금상첨화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웹캠을 개조하게 되면 UV/IR cut filter가 따로 필요하겠더군요.
어제 번개 관측에서는 다들 좋은 사진을 건지셨을 것 같군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