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4일 광덕산 촬영기

by 박대영 posted Apr 0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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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강원도 철원군 사면의 경계지역에 위치한 해발 1,046미터의 산.  이곳을 들락거린지는 벌써 3년여 정도 된다.

이번에 이곳에 가게 된 것은 그곳 사람들에게 별을 보여주기 위함이 1차적인 목적이었다.  그리고 여건이 허락한다면 목성의 촬영이 두번째였다.  일찍 현장에 도착하여 망원경을 냉각시키고 여러가지 준비도 하려는 계획은 도로정체와 현지사정으로 물거품이 되었다.  결국 8시 30분이 되어야 망원경을 설치할 수 있었다.

망원경이 설치되자 제일 반기는 사람들은 역시 꼬마친구들이었다.  가족과 동반한 꼬마친구들에게 금성, 토성, 달, 목성을 차례로 보여주었다.  대부분의 가족 동반객들이 날씨가 추워(이곳은 전날 눈이 왔다고 한다!) 일찍 숙소로 들어 가버렸다.  불행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서둘러 망원경에 카메라를 연결하여 목성을 향했다.  간간이 부는 바람과 이로 인한 대기의 요동은 초점을 잡기에도 버거웠다.  어렵게 초점을 맞추고 첫촬영에 들어간 시간이 대략 9시 30분 경.  시잉이 좋지 않은데다 미러냉각이 덜 된 목성상은 거칠고 뿌옇게 부어오른 구상성단처럼 느껴졌다.

초점을 맞추는 사이, 간간이 바람이 잦아지면서 촬영할 수 있는 때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때의 시잉은 4/10.  첫 촬영을 시도했다.  촬영 후 레지스탁스에서 간단히 합성해보니 수준미달의 화질이다.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시잉이 좋지 않아 몇번씩이나 초점을 다시 맞추어야 했다.  이미지쉬프트가 있는 주경이동방식의 망원경을 사용할때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다행이 여러번 동일한 촬영환경을 경험했기에 이젠 견딜만 하기는 하다.

10시에 가까워지면서 시잉이 5/10정도로 올라갔다.  다만 여전히 미러냉각은 부족한 상태라 목성상이 많이 흔들렸다.  그러나 더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이때 집중적으로 촬영을 시도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목성표면에 있던 가니메데는 어느새 목성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고 있었고 이오는 간신히 카메라 화각에 잡혔다.  목성표면에 검게 드리워진 가니메데의 그림자와 대적반이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대략 10시 30분경까지 촬영을 하였다.  오늘 촬영목적이 가니메데의 영현상과 대적반이었으므로 대적반이 목성표면에서 점차빠져나갈때쯤 망원경을 접기 시작했다.  또한 다음날이 식목일이자 가족봉사의 날이라 더 이상 지체하기가 힘들기도 했다.

이날 날씨가 꽤나 추웠다.  관측할때의 기온은 영하 0.5도!  산아래의 4월은 화사한 봄꽃이 만개해 있었지만 산중의 4월은 아직 겨울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