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1월19~20 일

by 이준화 posted Jan 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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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사진도 그렇고 예보도 그렇고 오랜만에 좋은 날씨가 예상되었다. 새로 장만한 오리온250 경통을 테스트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해서 천문인마을로 향했다. 집에서 미리 예행연습을 하지 않고 가는 길이라 불안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어쨋든 천문인마을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다. 평소보다 빨리 도착했고, 어두워지기전에 촬영준비를 하려고 부지런히 설치를 하였다.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생각에 촬영준비전에 안시관측도 해보고 이것저것 테스트도 하느라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안시로 본 오리온자리 대성운 M42 는 정말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전에 소구경 굴절이나, 반사로 집에서 보던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어두운 부분까지 사진과 거의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중심부의 밝은 부분들은 색깔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촬영준비를 하다보니, 한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오리온250접안부를 MT200 접안부로 바꾸고, 여기에 MT160리듀서 및 MT200 콤마 코렉터를 사용할 예정이었는데, 리듀서나, 컴마코렉터를 끼운후에는 초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주경으로부터 리듀서 및 커렉터 까지의 거리가 달라서 발생하는 문제였다. 주경을 접안부 쪽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었다. 저녁에 그러한 일을 하기는 어려웠고, 그냥 직초점으로 촬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느릿느릿 촬영준비를 하고 있는데, 어두운 가운데 천문인 마을로 차가 하나 도착한다. 아무도 오는사람이 없으리라 생각하였는데... 나중에 보니 박병우님이셨다. 촬영준비를 마치고 하늘을 보니, 이게 웬일인가 하늘에 구름이 가득 별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더 있으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한참 지나니 눈이 수북이 쌓인다. 노트북도 차안으로 넣아두고 나머지 장비는 뚜겅을 덮어두고, 우산으로 가려놓은후 휴게실로 들어왔다.

집에 전화를 해보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단다. 집과 천문인마을과는 2시간정도의 시간차이로 날씨가 비슷하므로 앞으로도 한참동안 날씨가 좋지 않을 것이다. 새벽2시까지 기다리다, 그냥 자고 말았다. 아침에 일어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새벽3시부터는 날이 맑아졌다고 한다. ....


아무런 소득이 없이 집에 가기는 억울하고, 하루를 더 있기로 하였다.  낮 동안 경통에 미러셀 지지용 구멍을 다시 뚫고 미러셀을 앞으로 옮겼다. 낮에 테스트를 해보니, 컴마코렉터및 리듀서를 사용해도 초점이 잘 잡힌다. 문제는 이러한 변경으로 필요한 사경의 지름이 커진다는 것이다. 현재 사경의 크기를 거의 최소수준으로 바꾸어놓은 상태인데, 이사경을 사용하기는 더이상 무리라는 결론이다. 집에가서 사경을 더 큰것으로 교체해야한다.


낮동안 날씨는 정말 더이상좋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촬영준비는 벌써 해놓고, 날이 어둡기만을 기다렸다. 집에 전화를 해보니, 오늘도 저녁날씨는 좋지 않다고 한다. 새벽 3시는 되어야 날이 맑아진다는 예보다. T T  초저녁에 잠시 날이 맑아서 초점조정하고, 대상찾아서 하나 찍어보려고 이리저리 하는동안에 역시나, 하늘엔 구름이 가득차버렸다.  테스트로 1장 찍어본 사진을보니, 날만 맑으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긴다. ㅎㅎ

새벽에 일어나서 사진을 찍기위해 저녁 10시쯤부터 잠을 잤다. 새벽 2시쯤일어나 보니 노트북에도, 차에도 망원경에도 눈이 수북이 쌓여 있다.  촬영장비가 있는 근처의 눈도 치우고, 장비의 눈도치우고 장비도 다시 세팅하면서 새벽3시가 되니 하늘이 맑아지기시작한다.  그런데, 추위가 장난이아니다. 영하17도 그냥 자고 싶다. 그래도 한장은 찍어보려고 적당한 대상을 찾아서 한장 찍어보았다. 그런데, 찍힌 이미지가 영 이상하다. 센서표면에 결빙이 생긴것이다.


카메라를 휴게실로 가지고와서 센서면을 깨끗하게 청소해주고 다시조립한후 다시 설치했다. 다시 적당한 촬영대상을 설치하고 촬영시작, 아직은 구름이 오락가락한다. 바람도 약간씩불고, 바람이 불때마다 가이드에러가 많이 발생하고 찍혀진 사진의 별이 길쭉길쭉하게 나온다. 초점이 조금 맞지 않은듯한데 다시 맞추고 찍을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냥 찍기로 하였다. 대충 사진 1개는 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6시쯤부터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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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와서 찍힌 사진을 보니, 초점이 조금 안맞은 정도가 아니라 엉망이다..... 두가지 원인이 생각된다. 하나는  저녁내내 기온이 영하 -17도로 떨어지면서 발생한 알루미늄경통의 수축으로, 초저녁에 맞추어논 초점이 맞지않게된것, 카메라를 떼었다가 다시 붙이는 과정에서 초점이 틀어진것....


위 사진은 초점이 엉망으로 찍힌 m106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