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에서 화성을 보았습니다.

by 황형태 posted Feb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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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분당번개 이후에 망원경을 차에 그대로 둔 채 옥외주차장에 주차해 두었습니다. 언제든지 날만 좋으면 주차장에서라도 망원경을 펼쳐서 화성이라도 볼 욕심으로...

오늘, 날이 괜찮아서 8시에 나가서 2시간 동안 화성을 보다가 들어왔는데, 옥외주차장에 놔둔 효과가 있어서인지 처음부터 경통냉각 상태가 좋더군요. 처음에 카펠라를 겨누어서 광축을 점검했는데 역시 광축은 손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좋았고, 304배에서 성상이 비교적 안정될 정도로 씨잉이 겨울치고는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씨잉도 괜찮고 경통의 냉각상태도 좋아서 카펠라를 향한 김에 초점 내외상을 한번 점검해보니, HP250에서는 초점내상과 외상이 전혀 구분할 수없을 정도로 똑같은 모습으로 조밀한 동심원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스카이워처 4인치 막스토프에서는 206배에서 내상과 외상이 차이가 있었지만 동심원들은 잘 나타나서 광축은 잘 맞아 있더군요.  

바로 화성으로 향했습니다.
HP250으로 304배에서 양 극관과 내부 무늬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스파이더에 의한 십자회절선이 성가셔서 문필터를 끼고 보았더니, 이런!! 순간적으로 언뜻언뜻 화성이 천장에 박혀있는 듯이 보이네요. 스케치라도 하고 싶었지만 너무 추운 관계로 그냥 패스~
배율을 520배로 올려봤는데 더 잘 보이는 건 없군요...-.- 304배가 더 낫습니다.

다음은 쌍안장치 288배로 시도!...  아, 이게 제일 잘 보입니다. 쌍안장치가 성능이 좋은 건 아니지만 역시 두 눈으로 보니 편하고, 합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세부무늬가 편하게 잘 보입니다.

막스토프에서 쌍안장치 72배로 화성을 보니 또렷하긴 한데 너무 작아서 시시합니다. 쌍안장치 배율을 올려서 260배로 보려고 했더니 무게 불균형 때문에 망원경이 돌아가 버려서 쌍안장치는 포기했습니다. 아이피스를 바꾸어 206배에서는 내부무늬도 일부 확인은 되는데 너무 어둡군요. 역시 4인치 막스토프보다는 10인치가 훨씬 더 잘 보입니다...^^

지나가던 아이들과 엄마, 이모가 다가와서 관심을 보이길래 화성과 토성을 차례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토성은 고도가 낮아서 삐리리~하고 화성이 훨씬 예리하게 보이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은 역시 토성을 보고 감탄을 하는군요. 화성의 내부를 자세히 보라고 해도 별 반응이 없습니다..-.- 하긴 초점이 그 사람들 눈에 잘 맞았는지도 알 수 없지요.

당분간은 망원경을 차에 그대로 두려고 합니다. 날 좋으면 번개 나가기도 좋고, 번개가 아니더라도 혼자 주차장에서 달이라도 편하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본 화성은 정말 혼자보기 아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