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라고 다 같은 돌이 아니다

by 공석환 posted Mar 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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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Namibie Hoba Meteorite 05.JPG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2014년 3월 대한민국은 운석 붐으로 떠들썩하였다. 경남 진주 지역의 온실에 떨어진 돌에 대하여 천문 전문가들은 떨어진 충격이 작았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운석으로 인정하는 것을 주저하였다. 그러나 초기 분석 결과 운석일 가능성이 높은 징후가 나타난 후 언론들이 법석을 떨었다. 그 가치가 수백억원에 이르는 하늘에서 떨어진 로또라는 식으로 선정적인 보도를 하였다. 수십년만에 대한민국 영토에 떨어진 운석이 과학적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언론이 피상적인 보도로 운석의 과학적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은 유감으로 본다.


운석은 우주에서 떠 도는 소행성이나 혜성 등이 지구에 진입하여 타지 아니하고 지상에 떨어진 조각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운석 중 가장 큰 것은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발견된 호바 운석으로 약 60톤 정도의 무게이다. 약 8만년전에 떨어진 것으로 추산되는 위 운석은 철과 니켈이 주성분으로 평편한 판 모양으로 그 부근에 큰 운석공이 남아 있지 아니하다. 즉 떨어지면서 대기의 저항과 중력이 균형을 잡아 글라이더로 미끄러지는 듯한 속도로 추락하여 지상에 큰 충격은 주지 아니한 것이다.  이번 진주에 떨어진 운석도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File:Meteor.jpg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지구에 남아 있는 운석공으로 가장 유명한 것이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배린저 운석공이다. 필자도 1990년 실제 방문하였을 때 화산 분화구인지 운석공인지 분간을 하기 쉽지 아니하여 생각보다는 감흥이 그리 크지 아니하였다. 배린저라는 사람이 위 운석공 아래 수만톤의 철이 묻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전재산을 탕진하면서 시추를 하였지만 작은 철 조각만 건질  수 있었다.  수십만톤의 무게에 해당하는 철을 주성분으로 하는 물체가 추락하였지만 지상에 떨어진 충격으로 철이 증발하고 주위에는 작은 운석 조각들이 수십톤 수거 된 것이다.  즉 큰 물체가 떨어질 경우 추락할 때 충격으로 분해가 되기 때문에 지상에서 수집되는 운석의 크기에는 어느 정도 한도가 있다.


운석은 그 재질에 따라 지구 암석에서 많이 발견되는 규소성분을 주로하는 "콘드라이트(Chondrite)"와 철을 주성분으로 하는 운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의 86%는 콘드라이트이고 이번 진주 지역에 떨어진 운석도 콘드라이트로 구분된다. 수집 대상으로 가치를 볼 때 콘드라이트는 철으로 된 운석보다 희소성이 떨어져 거래 가치도 덜 나간다. 따라서 일부 언론이 이번 진주에 떨어진 운석의 가치를 수백억원으로 이야기 한 것은 과장이고 콘드라이트 거래 관행으로는 수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한반도에서 수십년만에 수집된 운석이라는 면에서 특이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운석의 수집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류가 석기, 청동기 시대를 지나 철기를 사용한 것은 큰 기술적인 진보이다. 즉 철을 녹이기 위하여서는 높은 온도를 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시 인류가 처음 사용한 철로 만든 화살 촉이 철 성분의 운석을 갈아 만든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File:ALH84001 structures.jpg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운석은 약 46억년전 태양계 행성 초기 생성 단계에서의 구성 물질에 대한 단서를 주는 과학적인 자료가 된다.  그런데 더 진기한 운석으로 달이나 화성에서 온 운석도 있다. 일반인은 달이나 화성에 있던 돌이 어떻게 지구로 올 수 있는 가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큰 소행성이 달이나 화성에 가한 충격으로 우주 공간으로 탈출한 달이나 화성의 암석이 나중에 지구의 중력에 끌려 내려 온 경우이다. 화성에서 온 운석 중 가장 유명한 것이 "ALH84001 "이라고 불리우는 남극 대륙에서 발견된  약 1.93kg의 암석으로 그 구성성분을 분석한 결과 화성에서 온 것으로 추측되었다. 그런데 위 운석과 관련하여 논란이 많다.  전자 현미경 사진을 통하여 흡사 박테리아와 유사한 것이 위 사진에 보이기 때문이다. 1996년 미국 우주항공국(NASA)에 근무하는 데이비드 맥케이(David Mckay)는 위 운석 분석 결과  화성에 미생물체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해 위 보이는 형상이 지구 돌입 과정에서 열로 생긴 것이라는 반론도 있어 아직 과학계에서 위 주장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아니한 상태이다.


File:Europa-moon.jpg

출처 NASA


지구에만 생명이 있는지 아니면 화성이나 또는 목성이나 토성의 위성 중 지표면이 얼음으로 그  아래 바다가 있는 유로파 등의 위성에 생명체가 존재할지는 과학계에서 가장 궁금한 주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운석을 통하여 지구의 생물이 화성이나 유로파에 전달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즉 6600만년전 공룡을 멸종시킨 것으로 과학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소행성의 충격으로 지구의 암석이 우주로 탈출하여 그 안에 남아 있던 미생물이 화석이나 유로파로 옮겨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 전에도 지구에 15억년에서 20억년 전으로 추산되는 큰 운석공들이 캐나다와 호주 등에 남아 있다. 그렇다면 그 당시의 지구 생물이 태양계의 다른 지역인 화성이나 유로파 등지에 이주하여 살아 남아 그 곳 환경에 맞추어 진화하였을 수도 있다.


반대로 화성에서 지구로 생명체가 이주하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금은 화성이 대기가 희박하고 기온도 낮아 생명체가 지상에 존재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약 35억년전에 화성은 온실가스로 인하여 표면에 물이 흐를 수 있는 환경으로 지구보다 먼저 생명체가 탄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과학자들은 추측한다. 따라서 화성의 생명체가 운석을 통하여 지구로 옮겨져서 지구 생명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인류의 먼 조상은 화성 생물이 되는 것이다.


최근 유전자 연구 기술이 발달하여 유전자 분석을 통한 유전자 시계라는 것으로 그 분화 과정의 속도와 시간을 추측할 수 있다. 만약에 화성에서 온 운석에서 유전자를 추출하여 분석하여 지구의 생물과 유전자를 비교할 경우 어느 것이 더 먼저 이루어진 것인지 판단할 수도 있다.  향후 한반도에 화성에서 온 운석이 발견되고 그 것에서 전세게 과학계를 놀라게 할만한 혁신적인 생물학적 발견이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에도 노벨 생물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다.


정리하면 운석은 태양계 생성 초기 단계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지구와 다른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화성이나 유로파와 같은 위성에 생명체 이주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반도에 떨어진 운석을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여 "하늘에서 떨어진 로토"로 언론이 과장 보도하지 말고 우주 과학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일반인에게 전달하여 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