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 아파트 현관 앞 주차장
장비 : 10인치F6 반사
투명도 : 2∼3/10
시상 : 5/10
저녁식사 후에 하늘을 보니 오랜만에 목성이 보였다.
온 하늘이 뿌연 느낌으로 투명도는 매우 낮았지만 며칠 계속 비가 내려서 전혀 별을 볼 수 없었기에 장비테스트도 할겸 아파트 주차장이라도 내려가 보기로 했다.
이건호씨에게 전화해보니 부산에 내려가 있단다. FCT200으로 목성을 보고 있는데 상당히 잘 보인다고...
아내의 도움을 받아 장비들을 모두 주차장에 내려놓고 설치하는데 약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망원경에 부속된 냉각팬이 상당히 강력해서 10인치라고 해도 주경 냉각에는 거의 신경쓸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관측 중에도 계속 냉각팬을 작동시키는데 소음은 약간 크지만 진동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JP의 견고성 덕분이 아닌가 싶다.
먼저 200배 쌍안장치로 본 목성의 모습은 매우 선명했다. 이미 200배에서도 목성의 위성들은 날카로운 원반상을 보여주었다. 같은 라인에 사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보여주니 감탄을 연발한다. 400배로 올려보니 선은 아직 살아 있지만 역시 투명도가 낮은 하늘인지라 어두워서 더 좋은 상을 볼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아르크투르스로 이동해서 성상테스트를 실시해 보기로 했다. 먼저 쌍안장치를 끼운 상태로 초점내외상을 보니 쌍안장치의 프리즘 때문인지 색수차가 느껴졌다. 그래서 쌍안장치를 떼내고 XL 5.2mm를 부착한 후에 다시 시도, 초점내외상을 점검했는데...아무리 자세히 봐도 내상과 외상의 차이점을 전혀 느낄 수 없었으며 회절 패턴은 말 그대로 교과서적으로 매우 훌륭하였다. 책에서 보면 1/8람다의 망원경에서도 내상과 외상의 차이가 작긴 하지만 뚜렷하게 보여지던데, 오늘 이 망원경에서는 차이를 도무지 느낄 수 없었다(지난번에는 약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느데 아마도 쌍안장치의 문제였던 것 같다). 역시 후지옵틱스는 상당한 고정도경임을 다시 한번 실감...
아르크투루스에서 멀지 않은 곳에 4.5등성과 4.6등성으로 이루어진 각거리 0.8초각의 이중성이 있는데 150mm망원경의 테스트별이라고 한다. 찾아서 300배로 보니 약간 길쭉하게 느껴질 뿐 분해가 되지는 않았다. 하긴... 0.8초각이면 10인치의 구경에서도 두 별의 에어리디스크가 완전히 분리되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겹치게 되는 각거리이기는 하다. 배율을 500배로 올리고나서야 비로소 이중성으로 분해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목성으로 다시 가서 보니 위성의 영 현상이 진행 중에 있었는데, 아마도 이오가 아닌가 싶다. 위성의 그림자가 매우 뚜렷하고 진하였다. 잠시 감상하다가 철수....
다음에는 보다 더 좋은 하늘에서 여러 별친구들과 함께 즐기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