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mm(F/9) 굴절망원경 + 2.5x 파워메이트
SBIG ST-8
대전시민천문대 주 관측실
목성 / 2005년 5월 3일 23시 50분경
필터 없이 0.3초 노출
두 번째 이미지는 3x3 bin으로 촬영
토성 / 2005년 3월 9일 20시 14분경
필터 없이 0.1초 노출
맥심 DL에서 4장 합성
여기저기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자료를 정리하는 중에 작년에 찍은 목성과 토성 이미지를 발견하였습니다.
요즘 나다에 올라오는 행성 이미지에 비하면 보잘것없기는 하지만, 1년 전의 목성과 토성, 즐감하십시오.^^
생각해 보니, 작년 이맘때는 맑은 날이면 CCD 촬영 연습하느라고 제때에 퇴근한 날이 없었습니다.
딥 스카이 찍어본다고 매일 삽질에 삽질이었습니다.
대전 하늘에서, 그것도 오토가이드가 되지 않은 망원경으로 찍어봐야 거기서 거기였습니다.
주로 노출을 짧게 주어 수십장을 합성하는 방법에 의존했는데, 돌이켜 보면 그 짓을 왜 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처럼 태양 촬영에 집중했으면 좋은 장면 많이 건졌을 겁니다.
아, 태양 촬영을 시도하긴 했었지요. 무식하게 CCD로 찍으려 하다 포기하고 말았지만요.
그땐 니콘 쿨픽스 따위엔 눈이 가지도 않았습니다.
목성과 토성도 오로지 CCD로만 찍으려고 긴 시간을 헛고생으로 날렸습니다.
결국 망원경 제어부의 PC 기판이 먹통이 되었을 때 저의 야간 삽질은 끝장을 보았습니다.
망원경 제어부를 살리려고 CCD 촬영에 쓰던 PC를 분해하고 말았던 겁니다.
그 이후 꽤 오랬동안 사진과는 담을 쌓고 지내다가 한 달 전쯤에
갑자기 허파에 봄바람이 좀 들었는지 갑자기 태양을 찍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해가 보이는 날이면 무조건 찍고 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던 겁니다.
딥스카이 촬영 못지 않게, 태양 촬영도 삽질에 삽질(고상한 말로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좋은 결과는 못 얻었지만, 매일 변하는 태양의 모습을 감상하는 게 그런대로 재미가 있어서
아직은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위에 올린 목성과 토성은 제가 찍은 행성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들입니다.
특히 목성이 그렇습니다. 위성 하나가 목성 본체에서 이탈하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아, 언제 저런 장면 다시 찍어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