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에 대한 감상....

by 송준엽 posted May 0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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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하기 전의 그 겨울.....
(꾸벅~ 죄송합니다아~` 수정, 중학교 마치고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
헬리혜성이 찾아 왔었습니다....

선물받아놓고 쓰지 않던 친구의 미제 굴절망원경을 빌려다 놓고
아버지께 선물받은 7X35 미제 쌍안경을 준비해 놓고...

아침잠 많고 게으르기로 유명했던 (애시당초 싹수가 노란 ㅡ.ㅡㅋ)
제가... 그해 겨울 근 몇주간을 새벽에 기상하는 이변이 일어났었습니다.

그 해의 헬리혜성은 그 명성만큼 밝아지지 않고 사라져 갔고....
살아서 다시는 보지 못할 자신만의 궤도로 멀리 사라져 갔지만...

새벽이 다 끝날 때쯤의 어느날 쌍안경 안에 들어온 혜성은 모습은.....

그 모습은....... 눈물나도록 슬펐습니다......

비록 쌍안경이라 확실히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 못하지만
어렴풋이 희미한 꼬리를 휘날리며 매일 매일....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 가는 그 모습.... 그리고 살아서 다시 볼 수 없다는.....
그 생각 때문이었는지.... 처음의 신기함과 들뜸과는 달리
인생의 짦음과 덧없음 (초딩 6년 때??? ㅡ.ㅡㅋ 민망.....) 에
정말 정말 슬퍼서...

어느날... 그 모습이 더 이상 확인이 안 되던 그날 아침.....
많이도 울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서........

그 이후에도 그 보잘 것 없는 7X35 쌍안경.. 그러나 아버지께서
사 주신 너무 너무 소중한 그 녀석을 들고 중, 고등학교 때도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추운 겨울밤 오들오들 떨며 우주를..
바라다 보았습니다......

내가 밟고 있는 이 지구가.... 사실은 공중에 떠 있다는 느낌....
추워서 눈물이 나도록 쌍안경을 들여다 보면 내가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느낌.....
늘 평면으로만 보이던 별들이 사실은 멀고 가깝고.... 3차원으로
보이고..... 내가 얼마가 작고 미약한 존재로 서 있는지 느낄 때....

항상 외롭고 쓸쓸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싫지않은 느낌이었고...
사실은 그 느낌... 그 감상이 인생에 대한 가장 원초적이고 솔직한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역시 어린 나이에...ㅉㅉㅉ)

또 가끔은... 비록 떠날 때 서글픔을 남기고 가는 녀석이지만
바삐왔다 바삐가는 혜성이라는 녀석들이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 비록 그 모습을 자세히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그런 시절들을 잊어버린지 벌써 한참...(짧은 한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는)
의 시간이 흐르고 이제 다시 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한 나......

이제 바삐왔다 서글픔만 남기고 바삐 가 버리는 그 친구들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을까요????.....

그러길 빕니다........ 인생은 짧으니까... 영원히 추억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