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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1월 13일(목)은 어물쩡하게 천문인마을에 갔습니다. 새 촬영을 위해서 확대 촬영용 아이피스를 가져와야 되는데 지난번에 잊어버리고 그냥 왔기 때문입니다. 과천 대공원에 얼음이 녹으면 원앙들이 날아가버리므로 원앙 사진을 찍으려면 빨리 가져와야합니다. 이번 주말에 나다 공동관측소의 오픈식이 있어 가기만 하면 공짜 떡도 얻어 먹을 수 있고 아이피스를 가져 올 수도 있지만, 이번 일요일에 볼 일이 있어 참석이 불가능하고 곧 날이 풀리면 원앙을 찍을 수 없다 생각되어 어제 강원도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날 밤은 흐리다고 예고 되었습니다. 흐리면 바로 집으로 돌아오기로 작정했는데 불행히도 흐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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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건망증이 심해서 깜빡 잊어버립니다. 지난 번에 노트북을 잊어버리고 간 사건도 그렇고 항상 뭐가 하나 빠지더군요. 그러나 어물쩡하게 간 나들이였지만 예상외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바람도 없었고 날도 맑았습니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자 눈썹달이 차가운 산 공기속에 하얗게 어우러졌습니다. 냉각 시시디로 M74와 M81을 찍었는데 이미지 처리만 하면 다른 별친구들이 통곡의 눈물을 흘릴 것같더군요. 정말로? 그래서 할 수 없이 이미지처리는 천천히 할랍니다. 또 안시관망으로 보는 토성 상이 정말 좋았습니다. 6인치 굴절로 400배율에서 토성이 하늘에 붙은 듯이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단군 개국이래 이런 토성상은 처음인 것같습니다. 역시 투유캠으로 찍었는데 안산의 최승용씨가 울 것같아서 천천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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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넘어니 구름이 몰려오더군요. 따뜻한 방안에서 푹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다시 햇살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제 관망대 아래 낮은 곳에서는 아침부터 까마귀와 물까치들이 관망대 오픈 축하 세레모니를 하고 있었습니다. FSQ106+S2PRO로 찍었습니다. 화각이 넓게 시원하게 잡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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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는 남한강을 끼고 도는 이포 행 국도로 천천히 왔습니다. 남한강에는 많은 오리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백조를 보았습니다. 지난 번에 시화호에 백조가 왔다는 중앙일보 기사를 보고 그 넓은 시화호를 다 돌았지만 보지 못 했는데 여기서 보게 되다니... 거리가 멀어서 FSQ106+XP24mm+S2PRO 확대촬영을 했습니다. 아마도 합성초점거리가 1200~1500mm 쯤 되지 싶습니다. 백조는 목이 길고 백색으로서 아주 우아한 분위기의 새입니다. 남한강이 백조의 호수를 이루었더군요.
저멀리 사라지는 백조를 보면서 핸들을 서울 방향으로 돌렸습니다.
백조와 청둥오리가 어울려 유유희 떠다니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