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염범석.
1. 금성의 태양면 통과에 대해...
2004년 6월 8일 오후 2시 12분, 금성이 태양의 앞쪽을 지나가는 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이 일어난다. 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은 1882년 12월 6일 이후 122년만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현재 지구상에 살아 있는 지구인들 중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한 천문 현상이다. 그러나 이 현상은 국내에서는 관측할 수가 없었다.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었던 마지막 금성의 태양면 통과는 이보다도 8년 전인 1874년 12월 9일이었다. 이번 금성의 태양면 통과는 태평양 동쪽 해안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체 또는 일부를 관측할 수 있다. 최고의 관측지는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이다.
우리 나라를 포함한 동부 아시아와 호주에서는 금성의 태양면 통과가 끝나기전에 태양이 서쪽 하늘로 지며, 북아메리카의 동쪽 지역은 금성의 태양면 통과가 시작된 채로 동쪽 하늘에서 태양이 떠오른다.
기원전 2000년부터 서기 4000년까지 6000년 동안 금성의 태양면 통과는 단 81회뿐이다. 평균으로 계산해도 74년에 한 번 일어난다. 그런데 이 현상은 일반적으로 2회가 가까운 기간을 두고 일어난다. 그리고
그 다음 현상까지는 보통 10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두 번의 기회를 놓치면 100년 이상 장수를 해야 볼 수 있는 진귀한 현상이다. 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은 8년 후인 2012년 6월 6일에 다시 일어난다. 이때에는 우리 나라에서도 전과정을 관측할 수 있다. ^^
2. 안시 관측
안시 관측은 태양이 엄청나게 밝기때문에 그냥 맨눈으로 태양을 쳐다보면 눈이 상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태양 필터를 이용하여 관측을 한다. 천체 망원경에서는 태양 필터를 망원경의 전면부나 접안부(눈으로 보는 부분)에 부착해서 태양의 빛을 대부분 차단시켜 관측을 한다. 태양 필터는 보통 유리로 된 것과 필름으로 된 것이 있다. 바더(Baader)사의 아스트로 태양 필터는 필름으로 되어 있으며 태양이 흰색으로 보인다.
가운데 은색 필름이 바더 태양 필터이다. 옆의 테두리는 필자가 8인치 망원경에 맞도록 임시로 자작한 것이다. ^^
Thousand Oaks Optical 사의 태양 필터이며, 유리로 되어 있다.
그러나 Thousand Oaks Optical 사의 태양 필터는 유리로 되어 있으며 태양이 노란색으로 나타난다. 어느 것을 가지고 관측해도 무방하다.
만일 관측자에게 천체 망원경이나 태양 필터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일반 필름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필름을 현상하게되면 우리가 처음에 필름을 카메라에 넣을 때 빛이 들어가서 몇 장은 까맣게 필름이 타게 된다. 이 필름의 탄쪽으로 잘라서 태양에 비추어 보면 쉽게 볼 수가 있다.
제일 윗쪽의 필름에서 오른족에 검게 보이는 부분이 탄 부분이다.
노광시킨 필름의 모습. 전체가 완전히 검은색이다.
일반적으로 네가 필름은 한장으로는 태양이 너무 밝기 때문에 2장 이상을 겹쳐서 보아야만 태양면에 있는 금성을 관측할 수가 있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슬라이드 필름을 롤채로 태양이 있는 곳에 전부 빼내어 필름을 모두 노광시킨다. 그리고 난 다음에 사진관에 가서 현상만(인화는 안해도 됨) 하면 사진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전부 까만 필름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을 이용하여 태양을 관측하면 역시 쉽게 금성을 찾을 수가 있다. 필름은 35mm 필름을 사용해도 상관이 없으나 능력이 된다면 중형 카메라용 120mm 필름을 한 통 사서 역시 같은 방법으로 노광시킨 후 현상을 해서 잘라서 쓰면 더욱더 좋을 것이다.
만일 탄 필름이 없다면 플로피 디스크의 안쪽에 있는 필름을 이용하여 관측할 수가 있다. 그러나 플로피 디스크 안에 있는 필름의 경우에는 태양이 약간 흐리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
카메라 필름을 이용한 금성의 태양면 통과 관측하기...
위의 그림은 일본 국립천문대에서 인용했습니다. 태양을 보는 방법은 유리에다 양초 그을음을 태워서 보는게 좋고, 필름은 적외선을 통과시켜 눈에 좋지 않다고합니다. 제가 테스트 해본 결과 잘 그을린 유리를 이용하여 보면 필름보다 더 좋은 상을 보여주더군요. 근데 요즘 유리구하기가 쉬울런지 모르겠네요. 유리는 그을린 진하기에 따라서 태양의 상의 밝기가 많이 차이가 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한쪽을 그을린 다음에 보고 약간 밝다 싶으면 더 두껍게 그을리면 됩니다. 유리로 보면 노란색의 태양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것저것 귀찮으시다면 그냥 편하게 필름으로 잠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제가 몇가지 필터 등을 이용하여 보이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 참조하세요.
3. 사진 촬영
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의 사진 촬영은 일반 태양 촬영 사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다만 금성이 태양면에 진입할 때가 독특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때이다. 그리고 노출 시간은 태양이 적정 노출이 되도록 노출 시간을 조절하여 촬영하면 된다. 경험상 적정 노출 시간은 장비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겠지만 F/11, ASA 100, 1/500초가 적정 노출이다.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 세팅값을 이용하여 노출을 아래위로 2단계 정도 노출을 바꾸어서 촬영하면 만족할 만한 사진을 적어도 한장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면 이 천문 현상 전에 테스트를 통하여 적정 노출을 알아 두는 것도 실패를 줄이는 또 다른 방법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자신의 망원경을 설치할 곳을 미리 정한 후 이 천문 현상이 있기 전에 미리 밤에 극축을 맞추어 본후 바닥에 매직 등으로 표시를 해두면 당일 극축 맞추는데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최소한 밤에 북극성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 주변 건물이나 나무를 이용하여 위치를 대략적으로 알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4. 필름
필름은 태양이 엄청 밝은 대상이므로 저감도의 필름을 사용하면 무방할 것 같다. ASA 100이나 200을 사용하면 된다.
네가나 슬라이드 상관 없이 사용하면 된다. 능력이 된다면 슬라이드도 사용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만일 카메라가 두대라면 한대는 네가 필름으로 다른 한대는 슬라이드 필름으로 장착하여 촬영하면 편할 것이다.
5. 초점
초점은 보통 태양 촬영하듯이 초점을 맞추면 된다. 천체 망원경을 이용한다면 카메라의 뷰 파인더로 보면서 눈으로 초점을 맞추면 되고 망원 렌즈는 무한대에 두면 된다. 만일 루페가 있다면 필름을 카메라에 장착하기 전에 루페로 초점을 확인한 후에 필름을 장전하고 촬영을 하면 된다. 필자의 경우에는 태양 촬영은 루페를 사용하지 않고 초점을 몇번을 바꾸어서 여러장씩 촬영한다. 사람마다 시력이 틀리므로 자신이 맞춘 초점이 반드시 정확하다고 여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6월 8일이 오기 전에 미리 테스트로 태양 사진을 촬영하여 자기 망원경의 적정 노출과 초점의 위치를 찾아서 망원경의 접안부에 표시해 두면 실패를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는 정확한 초점이 맞는 부분을 카메라 렌즈에 표시해 두면 촬영 당일 실패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6. 촬영 방법
촬영 방법은 크게 고정 촬영과 직초점 촬영, 그리고 확대 촬영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촬영은 삼각대를 이용하여 순간 노출을 줌으로써 배경과 함께 태양이 촬영되게 하는 방법이다. 점상 촬영, 다중 촬영, 일주 촬영으로 나눌 수 있다. 이번 금성의 태양면 통과는 일주 촬영보다는 다중 촬영이 더 멋지게 나올 것 같다.
그리고 직초점 촬영과 확대 촬영은 태양의 흑점을 촬영한다는 생각으로 촬영한다면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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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6월 8일에 있을 금성의 태양면 통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칩니다. 위의 글은 저의 경험이 많이 가미된 것으로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의견이 있을시 언제든지 답글을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re] 2004년 6월 8일, 금성의 태양면 통과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