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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1.4kg 짜리 소형 적도의에 처음 관심을 가졌던 때는 얼마 전 적도 부근의 한 나라에 출장을 다녀오면서부터였습니다 - 남천의 하늘을 담고 싶었지만 입맛만 다실 뿐이었죠. 먼 여행 시 부담없이 들고 다니며 피기백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휴대용 적도의가 하나 있었으면 했습니다. 이 외에도 기동성 있는 혜성 촬영용 시스템으로 활용한다거나 추후 여건이 된다면 H-alpha 필터를 달아 배란다에서 태양 촬영용으로 쓰는 상상도 하였습니다.
스카이 패트롤이라 불리우기도 하는 Takahashi TG-SP 시리이즈는 Starbase 오리지널품이기 때문에 정작 Takahashi 홈페이지에는 소개조차 되어 있지 않습니다 - 한심한 이야기이지만 아직 이 적도의의 정확한 탑재 중량에 대한 정보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다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몇몇 사진들을 근거로 FS-60C 뭉치나 왠만한 피기백에는 별 무리가 없지 싶었습니다. 마침 천문가이드 지난달 호에서 6페이지짜리 특집 기사를 통해 TG-SP II의 유용성과 180mm ED + 개조된 350D를 탑재해 찍은 그럴듯한 북아메리카 성운의 모습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TG-SP는 달랑 본체 덩어리의 이름일 따름이고(이 자체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 여러가지 자질구레한 악세서리들이 덧붙여지면서 모델명과 기능이 바뀝니다: 즉 TG-SP에 카메라 플레이트를 추가하여 피기백 용으로 나온 것이 TG-SD이고, TG-SP에 독일식 유닛을 추가하여 독일식 적도의로 만들어 놓은 것이 TG-SP II 입니다. 독일식 적도의 풀 패키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TG-SP II 만으로는 부족해서 여기에 추가하여 전용 V쇠장식(TG-SV) 혹은 전용 발판(TG-SH), 전용 극축망원경(TG-PF)이 필요합니다. 삼각은 튼튼한 일반 카메라용 트라이포드를 써도 무방하나 전용 삼각(TG-ST) 또한 발매는 되고 있습니다.
막상 받아들고 보니 Takahashi 특유의 깔끔하고 견고한 디자인(축과 주변 이음새)과 더불어 마치 장난감을 연상케 하며 실소를 자아내는 구성들(특히 전용 극축망원경과 그 부착 과정)이 한데 어우러져 보였습니다. 이 대로라면 정밀한 극축 세팅은 차라리 운에 맡기는 편이라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FS-60C에 플래트너를 달면 F6.2가 되는데 노터치 가이드로 실제 몇 분이나 견뎌 줄런지. 귀엽지만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는 묘한 녀석입니다. 뭐 작은 고추가 매울 수도 있으니까 어서 날이나 개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