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 탓에 안개 이슬이 있어 투명도는 나쁘지만 대신 시상은 꽤 좋았고. 덕초현 산속에서도 밤새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관측을 할수 있을 만큼 더운 그런 밤이었습니다.
사진은 옆자리에 촬영 나오신 선숙래님의 새 장비 다카하시 TOA130F입니다. 전에 잠시 테스트용으로 써본 적이 있는 모델이지만 역시 사진 찍기에 아주 좋은 장비로 보입니다.
날씨가 더워 냉각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여 이번에는 수냉 시스템을 마련해서 갔었습니다. 사진관측에 이젠 물 양동이까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
첫 사진의 타겟은 용자리의 은하그룹으로서 3가지 모양의 은하가 나란히 모여 있는 이색적인 대상이었습니다. 초반 투명도가 떨어지는 날씨에다 왔다갔다하는 차 빛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두번 째 타겟은 세페우스자리의 나선은하 6946으로 희미하지만 큰 정면은하입니다. 필름사진으로 찍어 보고 실망했던 은하여서 10장 정도를 촬영했습니다.
세번 째 사진은 이중성단 옆의 IC1805로 심장모양의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아주 큰 성운입니다. 펜탁스 75SDHF로 바꾸어 촬영을 했는데도 화각을 넘치고 찍히는 것도 아주 희미하더군요.
날씨도 그리 좋지 않아 이 세 장으로 새벽을 맞았습니다. 대신에 제 사진에 쓰인 GS 12인치와 동일한 후배 전권수군의 12인치 돕소니언을 꺼내서 안시 관측을 즐겼습니다. 요즈음은 사진 찍는 대상을 안시로 찾아 비교하는 것에 독특한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ngc6946과의 비교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덤으로 은하수속의 명작들을 찾아 즐기고, 새벽에는 찬란한 금성도 볼 수 있었습니다.
1시간 눈 붙이고 다음날은 아이들을 원주로 차 타고 오라 하여 픽업해서 경포대해수욕장으로 날았습니다. 한 시간 조금 더 걸리더군요. 물?도 좋고 태양도 좋고… 즐거운 물놀이와 모래찜질을 하고 다시 덕초현에 와서 하룻밤을 더 묵고.. 다음날은 근처의 계곡에 가서 물놀이도 하고 물고기도 잡았습니다.
그물로 잡은 이 사진의 고기들은 잠시 후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여 3인의 뱃속으로 골인하였다 전해집니다.^^
덕초현 근처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늘 가지고 다니던 cp4500으로 찍어 보았습니다.
덕초현의 주 망원경이 고장 났다고 해서 분해해서 보니 파워 서플라이가 습기 때문에 고장을 일으켰더군요. 돔 안에 있는 망원경이지만 통풍이 잘 안되는 데다 장마철을 지나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도 이런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장마철과 더운 여름에는 장비를 보관실에 철수해 놓고 다니고 있습니다. 원주에 나가 부품을 구해 간신히 돌리도록 만들고 왔습니다. 이번 여름방학 천문교실에 잘 쓰이기를 바라면서요.
이래저래 즐겁고 보람있고 알찬 여름여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좋은일 하셨군요.
모처럼 천문교실에 참석했는데, 주경을 사용하지 못하면,
학생들이 실망이 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