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으로 내려가신 건호 성님과 함께 했습니다.
대전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10분 거리의 해발 800미터 도마령은 혼자서는 잘 안가지는 곳이었는데
건호 형님 김천으로 오시는 바람에(김천에서는 45분거리) 앞으로 주 관측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천 시야가 워낙 좋아서 어제 같은 날은 거의 0도에 가까운 별들도 관측 가능하였습니다.
건호형님과는 도마령에서 이번 주에만 두번 조우하였습니다만,
첫번째인 지난 화요일 밤에는 연무가 너무 심했고,
두번째인 지난 밤은 강풍이 계속 되었고 12시 넘어서 시상이 급 나빠졌으나 투명도와 콘트라스트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새벽 2시 5분경, 남천 은하수를 넓게 찍고 계셨던 분이면 함께 담겨졌을듯 하군요..
태풍과 장마의 중간에 낀 그믐에...
시상은 좋지 않았으나 깨끗한 투명도에 진한 은하수...
바람은 거셌지만 멋진 밤이었습니다.
작은 유성들도 종종 보이고...
그러다가 커다란 화구 하나가 밝고 길게 내리 꽂습니다.
천정부근에서 시작해서 지평선에 누은 전갈자리 머리 바로 위까지
아주 기다란 꼬리를 환하게 드러냅니다.
저절로 손뼉이 쳐지고 탄성이 나옵니다.
제 소리를 들었는지 산아래 이집저집 개들이 짖기 시작 했습니다.
남쪽 하늘 지평선 바로 위에 희뿌연 뭉텡이들이 있어서 쌍안경으로 보니 M8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맨눈으로 보이는 M8을 최근 3년간 잊고 있었던 대상이었습니다... (무릉고개에서는 남쪽 산때문에 관측 불가...)
<요약>
1. 도마령 - 해발 800미터
-- 관측장비
--- 맨눈, 8x42 쌍안경, 16인치 잠부토 돕
2. 바람이 너무 세서 돕으로 관측 불가
3. 6.1등급 맨눈 확인
4. 더블더블이 170배에서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시상은 좋지 않았으나 투명도와 콘트라스트가 좋았음
-- 은하수의 암흑대 갈라짐이 맨눈으로도 매우 진하게 잘 보이고, 종종 지나가는 구름들과 헷갈림...
5. 간만에 맨눈 관측 - M31, 더블클러스터, M13, M8
-- 남천은 구름만 아니었으면 0도에서부터 별이 보였을듯 싶으나 어제 누워있는 전갈자리로 확인결과 3도 까지는 별이 쨍하게 보였음
-- 북동쪽에 밝은 붉은별 하나가 골자기 틈 지평선에 올라오길래 봤더니 카펠라.. 위도는 5도..
-- 왕관자리 부근에서 5.7 등급 까지는 맨눈으로 딱 보였고, 그 주변을 집중해서 노려보니 6.05등급, 6.1등급이 모였다 안보였다 함
6. 바람 중간 간간히 돕으로 본 것들 대표적인것 - M13, M4, M31, M51, M57, M16, M17, ngc7789, ngc7009(토성상 성운).. 그 외 몇개 더 있는데 까먹은듯..
-- 여하튼 바람때문에 돕으로 관측은 거의 힘들었음..
-- 가만보니 오랜만에 본 7789는 마치 사진으로 보는것 같았고,
-- 토성상 성운7009는 거의 3년만에 본 대상
-- 안드로메다는 8x42 쌍안경으로도 암흑대 하나가 보일 정도로 좋았..
-- 고리성운은 역시... 어제 강풍만 아니었으면 완전히 더 헤집어 주었을텐데요... 어쨌든 나글러 3.5미리 끼우고 보면 헬릭랑 너무 비슷
7. 2시 05분경 천정에서 지평선에 누워있는 전갈 머리 위까지 길고 환하게 늘어지는 화구가 가장 인상 깊었슴.
8. 전기줄만 아니면 으아.
-- 산꼭대기에 전기줄이 왜이리 많은지...
9. 계속 천정을 올려다보고 있었으니 현재 오른쪽 목뒤, 어깨가 엄청 뻐근함.
10. 어쨌든 올가을 주 관측지를 무릉고개에서 도마령으로 갈아타기로..
그 전전날 김경식님이 반딧불이 잡아서 손바닥에 놓아준 것 본 것도 감동이었어요.
실제 그렇게 자세히 본건 처음이었거든요. ^^
혼자가긴 무서울거도 같아요. 날 맑으면 종종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