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M325 하모닉 적도의
저는 오랜동안 자작 적도의를 만들어 사용해 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기성 적도의를 산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거금의 물건이었기 때문 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그 버릇은 없어지지 않아서 계속 자작 적도의를 만들어 쓰게 되었지요.
물론, 중간 중간 좋다는 유명 회사들의 적도의를 거금을 들여 사서 써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성 제품은 기성 제품 나름의 잇점이 있지만 한가지 불만은 제가 사용하는 망원경에 어울리는 제품을 찾으려면
금액이 엄청나게 비싸진다는 것 입니다.
한가지 적도의로 이 망원경, 저 망원경 올릴 수 있는 그런 적도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 오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하모닉 적도의를 알게 되었습니다.
작게 만들어도 조금 큰 망원경을 올릴 수 있다는 잇점이 있어 저에게 딱이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1호 하모닉 적도의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덩치는 한 덩치 하지요. 고정식을 생각 하고 만들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1호는 지인에게 시집을 보내고 다시 2호기를 제작 했습니다.
그것이 현재 호빔천문대에 설치 되어 있는 저의 주력 적도의 입니다.
딥스카이를 위한 적도의지요.
발란스를 생각 하지 않아도, 아무렇게나 장비를 부착 해도 가이드는 영락 없이 정확 합니다.
(참고로 저는 가이드 그래프에 신경을 덜 쓰는 편 입니다. 결과물을 보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 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제가 사용하던 20여년 전에 만들었던 일명 알루미늄 적도의(착색을 하지 않은 관계로 그렇게 부릅니다.)의 웜휠과 웜나사가 제가 원하는 정밀도가 나오지 않아
항상 백레쉬에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다 좋은데 백레쉬는 행성 촬영을 할 때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대상이 화면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주 신경 쓰이더라구요.
오랫동안 사용하던 장비인데 이제는 영원히 창고에 봉인 될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어 드디어 이번에 새로운 3번째 하모닉 적도의를 자작 하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작게 만든다는 목적이지만 그래도 제가 사용하는 망원경들은 다 올릴 수 있어야 하기에 아주 작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제작 하고 나니 크기가 상당 하네요.
다만 이동용으로 만들어서 적경 적위가 분해 되어 설치는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적경 12Kgs, 적위 5Kgs 총 17Kgs 입니다.
거의 다카하시 EM200 적도의 무게 입니다만 크기는 NJP 급 정도 됩니다.
한눈을 팔다가 갑자기 적도의를 보면 왜 이렇게 크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많은 생각과 타협과 현실성을 고려하여 만들었습니다.
조금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사치스럽게요. 자작은 이렇게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되는데....
그렇다고 남들이 볼 때 와! 하는 그런 사치는 아닙니다. 제 기준에서 남들이 모르는 사치를 부린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이 적도의를 만드는데 많은 수고를 해 주신 별통광학의 이강순 사장님, 그리고 드라이버를 만들어 주었던 박재기씨, 그리고 영원히 감사해야할 드라이버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신 박수영씨, 그리고 옆에서 항상 아이디어를 함께 고민하는 호빔천문대의 황인준씨, 모두 모두 감사 드립니다.
날이 좋으면 필드 테스트 후 결과 다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