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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3 12:51

감사의 글

(*.238.175.29) 조회 수 2216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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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지난 수년 간 오랜 지병으로 힘들게 살아오셨으나 예상치 못하게 급작스럽게 저희 곁을 떠나가신지 슬픔과 경황 중에도 벌써 일주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여러 가족 친지 분들이 모여 애끓는 애도와 통곡 속에서 엄숙하게 삼우제까지 모셔드렸습니다.

바쁘신 가운데에도 저희 어머니의 빈소를 찾아주셨거나 마음속으로나마 애도의 뜻을 함께하신 모든 별친구님들께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옛 속담에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오늘에 와서는 오히려 죽는 일조차도 반드시 거쳐야 할 삶의 한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이 시대의 한 흐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하나의 인간이 늙고 병들며 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며, 또 죽음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수많은 번뇌를 마무리하게 되고 육신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모든 가족들은 막상 어머니와의 이별을 접하여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커다란  슬픔을 억누를 수 없었습니다. 저희 가족들뿐만이 아니라 어머니의 생을 지켜봐 오신 모든 주변친지와 친족들 역시 저희와 함께 오열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인생의 전면에 걸쳐서 맞닥뜨려 오셨던 말로는 표현 못할 엄청난 삶의 고통과 버거운 짐들을 기꺼이 당신의 몸으로 감수해오셨음을 생각해볼 때,
또한 어머니께서 그것을 맞아 보이신 하나의 인간으로서는 기적과도 같은 인내와 사랑이 조금도 멈추지 않았음을 추억해 볼 때,
또한 당신이 당연히 소유해야할 작은 복일지라도 당신을 위해서는 남기지 않으시고 오로지 나누어주기만 하신 숭고한 희생으로 일관해 오신 어머니의 삶을 반추해 볼 때,
미처 어머니에 대한 작은 보답이나마 자식 된 도리를 제대로 시작해보기도 전에 저희 곁을 이미 떠나셨음을 문득 느낄 때,
후회하고 애통한 마음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마음 한 켠이 비어있는 쓸쓸함을 억누르고 일상에 돌아가야 하는 이때에 이르러서야, 어머니의 사랑과 은혜를 추억함과 아울러, 저와 슬픔을 함께하신 많은 별친구님들께 다시금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여러 별친구님들의 많은 위로와 격려가 저희 가족 모두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었음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대영 2009.02.23 22:17 (*.252.203.18)
    직접 찾아뵙지 못해 죄스럽습니다. 고생 많으셨구요. 힘내세요~
  • 황인준 2009.02.24 08:40 (*.229.212.117)
    글을 읽으면서눈시울이 나도 모르게 붉어졌습니다.
    참 좋은 글이고 또한 너무나도 공감이 갑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 심훈 2009.02.24 09:40 (*.164.186.27)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박영식 2009.02.24 10:36 (*.219.33.111)
    교수님 쓰신글을 몇번이고읽어봤습니다.
    기운내시기 바랍니다.
  • 최승용 2009.02.25 11:25 (*.117.76.123)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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