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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생을 두고 할 수 있다.
밤하늘에 처음 감동한 그 날부터 늙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다.
더구나 죽으면 누구나 별이 된다고 한다.^^

2. 맨눈이어도 좋다.
유성우는 무조건 맨눈으로 봐야 한다.
맨눈으로 봐야 제격인 밝은 혜성의 출몰이나 월식도 심심찮게 생긴다.
어두운 별들로 이루어진 별자리는 외우기가 힘들다. 틈날 때마다 맨눈으로 익혀야 한다.
그저 밤하늘만 올려다 보아도 좋을 때가 살다 보면 분명 있다.
하지만 근시는 안경을 써야 맨눈이 제 기능을 발휘한다.^^

3. 노력하면 과학사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는 명확하지만 가끔 드물게 천문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새로운 혜성의 발견이나 초신성 발견, 변광성 관측은 그런 분야 중의 하나다.
다시 말해 공명심이나 명예욕을 채울 기회도 노력하면 생기기도 한다.

4. 여성의 호감을 불러 일으킨다.
별 본다고 하면 멋져 보인다. 한마디로 쿨하지 않은가?
하지만 주의하라. 추운 날씨에 조그맣고 잘 보이지도 않는 은하만 보여주다가는
이별의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른다.
별은 잠깐 보여주고 반드시 분위기 좋은 까페로 가라.
별이야기는 하지 말고 별사탕처럼 달콤한 말로 연인을 즐겁게 하라.
그리고 장가 가기 전에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장비를 사두어라.
결혼한 후에 아무 생각없이 장비를 사들이면 대낮에 별을 보게 되지도 모른다.

5. 돈 쓰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망원경에도 명품이 있다.
좋은 망원경에는 정밀도를 보장하는 보증서가 딸려 온다.
신품보다 중고 가격이 더 센 경우도 많다.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수 있다.
장비가 가진 기계적, 광학적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도 이 취미의 어엿한 한 자리를 차지한다.

6. 자기 계발의 즐거움을 준다.
관측을 열심히 체계적으로 하다 보면 관측 기술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옛날과 달라진 자기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흔치 않은 기쁨 중의 하나다.

7. 드물게 돈이 되는 경우도 있다.
책을 저술하거나, 직접 찍은 사진으로 돈을 벌기도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오히려 모아둔 장비를 처분하면 목돈이 되므로 급할 때 요긴하게 쓰는 사람을 본 적은 있다.

8.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될 기회가 최소한 한번은 찾아 온다.
아이들 캠프에 따라가서 달이나 토성, 목성을 보여주자.
분명 내 아이가 자랑스럽게 "내 아빠야"하고 으시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괴성을 지르는 아이들과 귀한 아이피스에 콧물을 묻혀버리는 아이들때문에
이내 질려 버리거나 짜증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모의 젊은 여선생이 다정하게 말을 걸어 올 기회도 충분히 있다.

9. 인생의 덧없음을 깨우쳐 준다.
끝 간 데를 알 수 없는 무한한 우주와 억겁의 시간을 앞에 두고
인생의 의미를 되묻게 된다
그래서 더 즐겁고 보람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 박성준 2005.01.26 16:30 (*.248.17.185)
    4번 항목 너무 재미있습니다. 결혼하기전에 장비를 완전 다 갖추어야 겠네요...^^
  • 문병화 2005.01.26 16:45 (*.98.54.177)
    인생은 무상이라....
    별은 영원인가?
    알다가도 모를 세상사일쎄....
  • 선숙래 2005.01.26 17:22 (*.120.134.93)
    천문 취미의 유익함을 정확히 정리하셨네요.
    딱한가지 아쉬운 점은 결혼전에 이걸 시작할걸 하는 점입니다.
  • 박성래 2005.01.26 17:24 (*.194.29.27)
    "미모의 젊은 여선생이 다정하게 말을 걸어 올 기회도 충분히 있다."--> 공감..하지만...대부분 거기서 스돕 임다..
  • 김영재 2005.01.26 17:36 (*.251.197.105)
    제게 말을 걸엇던 세사람은 군인,경찰, 그리고
    아줌마 였습니다
  • 감금화 2005.01.26 18:21 (*.51.33.48)
    쭉 읽어내려가면서 재밌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장비에 대한 뽐뿌가 심해지는데 완전히 다 갖출수 있을까요?^^;;
    제가 아는 분은 결혼하기 전에 예산 뽑아서 신부님께 허락받고 결혼준비하면서 장비마련도 같이 하시던데요...
    지금 그렇게 진행하고 있답니다...^^*
  • 권기식 2005.01.26 18:44 (*.40.244.96)
    박성준님 저랑 같은 생각을... ^^;
  • 이윤 2005.01.26 20:54 (*.254.89.208)
    하나더추가:
    +20살 ~ -20살 까지가 함께 놀(?)수 있다. ^ ^
  • 박대영 2005.01.26 20:56 (*.204.44.146)
    하나더추가2:
    공개적이고 합법적으로 외박을 할 수 있다..ㅎㅎ
  • 정민경 2005.01.26 22:22 (*.39.229.103)
    죽어서 정말 별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황인준 2005.01.26 23:22 (*.207.96.30)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금의 형수도 이 산물이 아닐까 싶네요...^^
  • 박병우 2005.01.26 23:50 (*.79.196.199)
    구구절이 옳은 내용으로서 지금에야 귀에 쏙쏙 들어옴다. 특히 4번은 백번 들어도 옳은 말씀임다.

    케이스 1: 윗 4번대로 별보여주고 카페로 들어가서 다정하게 속삭이는 경우

    케이스 2: 동성창고에 데리고 가서 2본 동시 상영 영화 보여주고 하숙집에 미숫가루 먹으러 가자는 경우

    엄청 대비됨다.

  • 이건호 2005.01.27 00:17 (*.168.137.63)
    정말 좋은 글입니다. 이런 좋은 글을 읽을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천문의 기쁨아닐까요 ^^ 추천 백만스물두표.

    여러 가지로 천문은 저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요즘 한창 받고 있는 즐거움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 박성준 2005.01.27 01:15 (*.248.183.29)
    다시 읽어도 좋은글인거 같아서요...제 미니홈피에 퍼가도 되겠죠? ^^
  • 김상욱 2005.01.27 11:27 (*.229.230.50)
    퍼가신다니 영광입니다.^^
    어쩌니 저쩌니 그래도 역시 사람 만나는 재미가 제일 쏠쏠한 것 같습니다.
  • 조강욱 2005.01.27 18:25 (*.94.41.89)
    4번에 올인입니당.. 금과옥조로 여기며 살겠습니다.. ㅎㅎ ^_^;;;;
  • 이경화 2005.01.27 20:07 (*.147.235.57)
    요즘 상욱씨가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도를 잘 터득하고 있는것 같네. 영재씨 리플 읽다가 크게 한번 웃었네요.
  • 김도현 2005.01.28 21:39 (*.121.118.47)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저도 미니홈피에 올려도 될까요?
    (야간비행의 김도현님과는 동명이인입니다)
  • 양성우 2005.01.28 23:31 (*.237.165.72)
    잘 읽었습니다.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입니다.
    김상욱님의 춘천 입성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날 잡으시지요. 저희끼리 구봉산에서 조촐한 환영식 해 드리겠습니다.
  • 남은숙 2005.01.29 10:18 (*.85.75.16)
    김영재님께 말걸었던 아줌마입니다.기억해주시니 반갑습니다.천문인마을 스타파티때 도움을 많이 주셨어 요즘 별보기 잘하고 있습니다.
  • 추현석 2005.01.29 11:54 (*.242.81.186)
    반갑습니다. 남은숙선생님.
    저도 천문인마을 스타파티때 뵌기억이 나는데요~~~
    그때 좋은 말씀 많이 들었었지요~~~
  • 김영재 2005.01.29 12:41 (*.74.165.52)
    남은숙 선생님 안녕하세요~제게 말을 걸었던 사람이 네사람 이였군요..군인,경찰,아줌마 그리고 선생님까지요..^^
  • 김응찬 2005.01.30 03:09 (*.117.129.111)
    ^^;;

    맞는말 같기도하네요

    홈페이지에 퍼가도될까요?!?
  • 최승용 2005.01.31 16:11 (*.255.216.142)
    허허허....
    생각의 깊이와 외형의 크기는 전혀 상관이 없는 모양 입니다.
    저도 그렇게 깊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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