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초점 촬영의 문제점과 한계

by 박병우 posted Dec 0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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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초점 촬영의 문제점과 한계

이번에 장초점(초점거리는 대략 2700mm)으로 찍어보니 예상 외로 많은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준화교수님이나 정민경씨가 도심에서도 M1을 이쁘게 찍었길래 저도 한번 찍어보자고 했습니다.

1. 어둡다.
저는 리듀서를 사용했으므로 F:8.7이 되므로 6인치 굴절 F:8.0과 비슷하므로 밝기에는 그리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많이 어두웠습니다. 그 이유는 차폐율이 당장 먼저 떠오릅니다. 카세그레인식 차폐율은 주경 지름 대비 약 30%의 차폐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서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많이 어두웠습니다.

2. AO-7의 필요성
장초점은 AO-7이 절대로 필요하겠더군요. 별상이 시상에 따라 움직이는 게 눈에 보이더군요. 가이드별이 맑은 날임에 불구하고 쉽게 뭉개졌고 가대가 가이드별을 놓쳐버리더군요. AO-7이 있으면 이런 현상을 많이 개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AO-7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못할 것같습니다.

3. 가대의 업그레이드
NJP가대가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돌아가는데 문제는 없었습니다만 덩치 큰 망원경에 비해서 가대가 작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또 40kg에 가까운 하중은 가대 사양인 30kg보다 무거워서 아무래도 불안했습니다.    

4. 냉각 CCD 카메라
장초점에서는 아무래도 냉각 시시디의 성능이 문제점으로 떠 오를 것같더군요. 장초점에서는 보급형 시시디와 고급형 시시디의 성능차가 확연히 날 것같습니다.

5. 냉각 시간
저는 관망대가 있으므로 망원경이 가대 위에 상시 거치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망원경이 주위 온도와 항상 일치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저녁이 되면 기온은 급격히 내려가고 유리는 천천히 내려가므로 냉각시간이 예상 외로 많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작은 팬을 달았지만 온도계가 붙어 있질 않으니 알 수는 없었습니다. 냉각을 빨리 시키려면 제 망원경에서는 고민을 좀 해봐야합니다.

5. 주위 환경
5-1. 바람의 영향
장초점이면 바람의 영향이 심하더군요. 바람이 조금만 살랑거려도 가이드별이 도망갔습니다. 이 원인은 가대가 흔들려서 그런지 시상이 흔들려서 그런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만 바람에는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5-2. 하늘 구름과 분무(噴霧)
6인치 굴절로는 하늘에 약간의 구름이나 분무가 있어도 찍히는 것은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장초점은 아무래도 힘들 것같더군요.

5-3. 관측 위치
제일 중요 했습니다. 제가 촌에 거주해서 뒤뜰에 관측소를 만들어 둔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것같습니다만 관측소가 강원도이다 보니 가끔식 월령 좋은 맑은 날을 만나서 이렇게 망원경 세팅에다 시간을 다 보내버리니 장초점으로는 ‘생산성’이 엉망이었습니다. 그기다 망원경도 크고 무거워서 핸들링도 불편했습니다.

6. 향후 계획
위의 사항들을 개선하려면 많은 돈도 필요하지만 돈으로 해결을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장초점으로 사진 촬영은 포기할 계획입니다. 장초점 사진을 촬영하려면 여기서 많은 돈을 투자를 해야됩니다. 카세그레인 망원경으로는 안시관망이나 하고요. 그대신 6인치 굴절로 손에 익은 양산체제로 계속 찍을 계획입니다. 6인치 굴절로는 별 힘 안들이고도 쉽게 찍히는 바람에 계속 쉽게 찍힐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6인치 굴절로도 웬만한 대상은 다 찍히고 가끔씩 가는 강원도에서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굴절 괜히 비싸던게 아니더군요. 저한테는 굴절이 최고더군요. 뛰어난 생산성, 예리한 별상, 이쁜 화질, 경량 컴팩트 등등등 굴절이 이렇게 편리한 줄을 예전에 미쳐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