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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1 23:57

혜성에 대한 감상....

(*.166.238.171) 조회 수 1661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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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하기 전의 그 겨울.....
(꾸벅~ 죄송합니다아~` 수정, 중학교 마치고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
헬리혜성이 찾아 왔었습니다....

선물받아놓고 쓰지 않던 친구의 미제 굴절망원경을 빌려다 놓고
아버지께 선물받은 7X35 미제 쌍안경을 준비해 놓고...

아침잠 많고 게으르기로 유명했던 (애시당초 싹수가 노란 ㅡ.ㅡㅋ)
제가... 그해 겨울 근 몇주간을 새벽에 기상하는 이변이 일어났었습니다.

그 해의 헬리혜성은 그 명성만큼 밝아지지 않고 사라져 갔고....
살아서 다시는 보지 못할 자신만의 궤도로 멀리 사라져 갔지만...

새벽이 다 끝날 때쯤의 어느날 쌍안경 안에 들어온 혜성은 모습은.....

그 모습은....... 눈물나도록 슬펐습니다......

비록 쌍안경이라 확실히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 못하지만
어렴풋이 희미한 꼬리를 휘날리며 매일 매일....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 가는 그 모습.... 그리고 살아서 다시 볼 수 없다는.....
그 생각 때문이었는지.... 처음의 신기함과 들뜸과는 달리
인생의 짦음과 덧없음 (초딩 6년 때??? ㅡ.ㅡㅋ 민망.....) 에
정말 정말 슬퍼서...

어느날... 그 모습이 더 이상 확인이 안 되던 그날 아침.....
많이도 울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서........

그 이후에도 그 보잘 것 없는 7X35 쌍안경.. 그러나 아버지께서
사 주신 너무 너무 소중한 그 녀석을 들고 중, 고등학교 때도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추운 겨울밤 오들오들 떨며 우주를..
바라다 보았습니다......

내가 밟고 있는 이 지구가.... 사실은 공중에 떠 있다는 느낌....
추워서 눈물이 나도록 쌍안경을 들여다 보면 내가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느낌.....
늘 평면으로만 보이던 별들이 사실은 멀고 가깝고.... 3차원으로
보이고..... 내가 얼마가 작고 미약한 존재로 서 있는지 느낄 때....

항상 외롭고 쓸쓸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싫지않은 느낌이었고...
사실은 그 느낌... 그 감상이 인생에 대한 가장 원초적이고 솔직한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역시 어린 나이에...ㅉㅉㅉ)

또 가끔은... 비록 떠날 때 서글픔을 남기고 가는 녀석이지만
바삐왔다 바삐가는 혜성이라는 녀석들이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 비록 그 모습을 자세히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그런 시절들을 잊어버린지 벌써 한참...(짧은 한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는)
의 시간이 흐르고 이제 다시 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한 나......

이제 바삐왔다 서글픔만 남기고 바삐 가 버리는 그 친구들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을까요????.....

그러길 빕니다........ 인생은 짧으니까... 영원히 추억할 수 있도록....
  • 곽윤탁 2006.05.02 02:07 (*.95.53.214)
    굿 ^^
  • 박영식 2006.05.02 08:20 (*.219.33.111)
    송사장님도 쥐띠신가요? ^^
    저랑 비슷한 시기에 별보기를 시작하셨네요 ^^

    혜성이란 녀석이 참 재밌는 녀석입니다...
    去者必反이라고 하지만...
    많은 녀석들이 포물선궤도를 가지기때문에 돌아오지 못하기도 하네요 ^^
  • 신범영 2006.05.02 09:24 (*.241.50.130)
    1910년에 왔을땐 대단했다고 하는데 당연히 못보았습니다. 1986년도가 시기적으로는 좋았는데 아쉽게도 근복무중이라 한가하게 혜성볼 형편이 못되었습니다.
    이제 소박한(?) 소원이 하나 남았습니다.
    2062년에 오는 녀석을 제대로 보는 것이죠.
    제 나이 정확히100세되는 해입니다.^^.
  • 박영식 2006.05.02 10:03 (*.219.33.111)
    신선생님.. 제가 더 가능성?이 높겠네요...
    저는 딱 90인데... 흐흐... ^^
    꼭 소원 이루시길 바랍니다. ^^
  • 이건호 2006.05.02 10:07 (*.101.107.100)
    재미있는 글이군요. 대략 나이 짐작이 가기도 하구요 :-)
    전 핼리를 1학년 신입생환영관측회때 남한산성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코펠뚜껑에 소주따라먹다 취해본 혜성은 꼬리도 작고 희미하고... 그제본 73P SW3가 더 멋져보이더군요.
    우리 2062년까지 함 살아 봅시다~
  • 김상욱 2006.05.02 10:35 (*.253.87.130)
    저는 초등학교 4학년때 태양의 수명이 앞으로 한 50억년 쯤 남았다는 뉴스를 듣고
    깊은 시름(-_-;)에 잠겼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까지 살지도 못할 인생이지만 도대체 이 우주라는 놈이 무언가 하는 생각에 심난했습지요.
    아마 지금 3,40대인 분 중에 많은 분들이 2062년까지 살기는 살겁니다.
    다만 걱정인 것은 지금도 성능이 별로인 이 눈이 그때까지 잘 버텨 줄까 하는거죠.^^
  • 송준엽 2006.05.02 20:22 (*.166.238.171)
    헉!!!!!!! 제 기억에 심각한 오류가 있네요!!!!!
    ㅡ.ㅡㅋ
    벌써 치매끼가 있나 봅니다 아 이럼 안 되는데....
    초딩학교 마치고 중학교 들어가기 전이 아니고,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의 겨울이었나 봅니다. 1986년이면.... 제가 고등학교 입학한 해여요. 아~~ 민망스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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