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축가이드에 대하여
비축가이드는 이미지 촬영용 망원경(주망원경)을 지나는 빛의 일부를 비축가이더(빛이 지나는 원통의 내부 가장자리에 빛을 수직으로 반사시켜 빼내는 프리즘을 설치한 장비)에 설치된 프리즘으로 주경의 광축 밖으로 빼어낸 다음(off-axis) 이 빛을 이용하여 가이드하는 시스템이다. 비축가이더에 가이드용 아이피스를 장착하여 가이드성을 눈으로 보면서 가대를 제어하는 수동가이드와 STV등 가이드 CCD를 장착하고 가대와의 피드백을 이용하는 자동가이드가 있다.
1) 장점과 단점
⑴ 장점
① 별도의 가이드용 반사망원경이 필요 없으므로 장비와 가대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② 주경의 빛을 동시에 이용하므로 반사식 광학계에서 발생하는 미러 쉬프트 등 이미지의 왜곡을 피할 수 있다.
③ 필터를 지나지 않은 빛을 이용하므로 Ha등 어두운 필터에 영향을 받지 않고 가이드 성 을 찾을 수 있다.
⑵ 단점
① 별도의 성능 좋은 가이드 CCD가 필요하다.
② 주경 주변부의 빛을 이용하므로 별상이 좋지 않을 수 있고 넓이가 좁은 프리즘에서 반사된 빛을 이용하므로 가이등 성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③ 비축가이더의 영향으로 메인 카메라의 비넷팅 등 광질 저하가 우려된다.
2. 비축가이드 테스트
1) 도입 과정
STL11K에 적용된 듀얼ccd를 이용한 셀프가이드를 2년 넘게 사용하면서 편리한 때도 많았지만 가끔씩 가이드 성이 잘 안 나오는 경우 구도를 이리저리 바꾸면서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적잖이 받았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지만 Ha등 내로밴드를 이용한 촬영에서는 이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필터에 구멍을 내거나 가이드 ccd의 노출시간을 늘리는 등의 해결책이 모색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으로는 부족한 느낌이다.
별도의 가이드경을 이용하면 굴절망원경의 경우 이 문제가 잘 해결되지만 대구경 반사망원경의 경우 장시간 노출 시 생기는 미세한 미러의 움직임(미러쉬프트) 때문에 가이드경과의 오차가 발생하여 이미지의 왜곡이 생긴다. 실제로 고창균샘과 제 반사망원경으로 테스트한 결과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축가이드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도입된 시스템이지만 국내에서는 성공적인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비축가이드가 성공하기 어려운 것은 감도 높은 가이드CCD와 정밀하게 잘 만들어진 비축가이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비축가이드 장비 구입
먼저 가이드CCD로는 뛰어난 감도와 비교적 넓은 CCD가 장착된 ST-402를 선택하여 6월초에 구입하였다. 컬러필터를 달면 행성이나 크기가 작은 딥스카이도 찍을 수 있다는 생각도 영향을 주었다.
비축가이더를 구하기 위하여 중고시장을 기웃거려 미드사의 제품을 구하였는데 2인치 보다 작은 구경이어서 비넷팅이 우려되고 접안부가 안 맞아서 프리즘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개조해야 할 상황이었다. 고민하던 중 이보다 좀 더 잘 만들어진 루미콘사의 비축가이더가 중고시장에 매물로 나와서 7월에 구입을 하였다.
3) 비축가이드 테스트
계속 비가 오는지라 우선 집 거실에서 루미콘사의 비축가이더를 LX200으로 테스트해보니 별다른 가공없이 바로 장비들 간의 결합이 가능하고 가이드 CCD와 메인 CCD의 초점도 별 문제 없이 잘 맞아서 일단은 성공적이었다. 별상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창밖의 풍경으로 테스트한 결과 메인 CCD와 가이드CCD 모두 만족할 만한 상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관측소의 실제 사용할 장비에서 별상을 테스트해야 하는데 날씨가 엉망이어서 계속 미루다가 마침내 8월16일 날이 좀 괜찮을 듯하여 별만세 관측소로 테스트를 하러 나갔다. 예보와는 다르게 새벽까지 구름과 숨바꼭질하다가 다행이 4시 전후로 한 시간 정도 하늘이 열려서 테스트를 마칠 수 있었다.
테스트에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5cm정도 길이의 파라코어가 접안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초점거리는 사경부를 안으로 5cm 쯤 이동하여 간단히 해결하였지만(트러스트구조의 장점^^) 접안부 통로가 길어지면서 혹시 비넷팅이 심해지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우려할 정도의 비넷팅은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는데 가이드 CCD에 잡힌 별상이 파라코어를 통한 코마수차 보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V자 모양으로 갈라져 보이는 문제였다. 다행이 가이드 CCD의 광축을 잘 조정하고 초점을 정밀하게 맞추니 원형의 별상을 잡을 수 있어서 해결되었지만 추후에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한편, 프리즘을 통과한 빛의 광량이 적어서 가이드성이 잘 안 나오면 어쩌나 했던 걱정은 완전한 기우였다. 하늘 어디에 대상을 잡더라도 가이드 CCD인 ST-402에는 수많은 가이드성이 잡혀서 적어도 가이드 성을 찾기 위해 구도를 바꿀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아쉽게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서 실제 대상을 대상으로 촬영을 하지 않은 상태라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지만 일단 이날의 테스트를 통하여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 하였다. 비축가이더가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대구경 반사경통과 내로밴드를 이용한 천체사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하며 이 테스트가 비슷한 시도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F4.5반사에 2인치 보정렌즈라서 좀 주변감광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결과가 아주 좋았군요..
멋진 도전 시도는 본격시즌을 알리는 신호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