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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2007.11.26 15:55

보름달과 별상테스트

(*.246.155.66) 조회 수 2580 추천 수 23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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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은 천체사진을 찍는 사람들한테 가장 생소한(?) 대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밤하늘이 어두워야 별들이 빛이나고, 그 별을 보거나 사진으로 담는 사람들이기에 밝은 보름달은 천덕꾸러기나 다름없는 천체이지요.
심지어 달을 보려고 하는 사람조차 '보름달'만큼은 피합니다.  너무 밝은 달빛은 자신이 자랑하는 크레이터의 굴곡까지 없애버리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보름달을 사진으로 담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그럼 언제 보름달 촬영이 이루어질까요? 작정하고 나가거나, 아니면 보름날에 다른 이유로 망원경 앞에 서 있거나.....

어제는 동두천에서 별지기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관측소까지는 한 시간 정도의 거리이다 보니, 결혼식이 끝나면 차일피일 미루어 두었던 망원경 교체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네시쯤 도착을 해서 굴절경통(125SDP)을 내려놓고, 반사망원경(320DS)을 올려놓습니다.
주경을 보니 먼지가 수북히 쌓였습니다. 기름때는 다행히 없는 것 같습니다. 분해 후 증류수로만 가볍게 세척을 하고 다시 조립, 광축 맞추기에 들어갑니다.
ADT 반사망원경은 만지면 만질 때마다 신기합니다. 레이저 콜리메리터가 없어도 그냥 맞습니다.
주경을 경통에 고정시키는 후면구조물의 세 나사 유격만 맞추어주면 거의 맞게 되어 있습니다.
나사를 완전히 조였다가 같은 회전수만큼 풀어주는 방법만으로도 거의 틀림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콜리메이터로 확인!
조정할 필요도 없이 주경 정중앙 센터마킹부분에 불빛이 어김없이 꽂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장면을 보면 스스로 탄성이 안나올 수 없습니다.
발란스 조정하고 테스트샷 준비하다 보니 어느덧 한 둘 별이 보입니다.
서둘러야겠다 싶었는데 주인아저씨가 부르십니다.
"고선생, 저녁먹자!"    
"어, 저 부페서 조금전에 잔뜩 먹고 왔어요."
"그려? 에이, 그래도 옻닭죽인디...?"
"....아, 이거 맨날 폐만 끼칩니다.... 고맙습니다!"
닭죽이라는 말에 오늘도 민폐를 끼치고 나왔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나오니 구름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잘못하면 별상테스트도 못하겠다 싶어 서두릅니다.
서쪽하늘 초승달성운(ngc6888)을 향합니다. 별상테스트 겸하여 Ha필터의 셀프가이드 성능을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정말로 Ha에서는 왠만큼 밝지 않고서는 가이드별을 잡아내기 힘든것 같습니다. 2비닝에 7초노출로 올려보았더니 그제서야 몇 개의 별이 잡힙니다.
Ha 필터로 10분 노출을 주었습니다. 구름때문에 더 이상 주기엔 무리더군요. 잘 가이드 됩니다. 한시름 놓았습니다.
주변부를 포함하여 별상도 봐줄만합니다.(위 사진)  광축 조정은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풀프레임, 약 35%로의 축소입니다. 이제 막~~ 찍어도 될 것 같습니다.  

보름달을 겨누고 잠깐 노출로 몇장 찍어 봅니다. 구름이 이제 본격적으로 밀려옵니다.  몇장은 옅은 구름사이로 찍혔습니다.
마침 보름이 조금 지난 달이라 곁으로 크레이터의 굴곡이 보입니다. 월면상은 확실히 굴절이 나은 것 같습니다.

구름이 지나간 자리엔 '노이즈'만 남았습니다.
  • 최승용 2007.11.26 18:30 (*.78.47.13)
    참으로 쉽게도 광축을 맞추시는군요.
    저는 제 손에 있는 망원경들의 광축을 맞추는데 성공한 적이 없는데...^^
    멋진 이미지들을 찍으시길 바랍니다.
  • 유종선 2007.11.26 21:37 (*.75.228.93)
    별상도 부럽고.. 관측소는 더부럽고.. 주인아저씨는 더더 부럽습니다. ~~ ㅠ.ㅠ
  • 선숙래 2007.11.26 23:22 (*.39.184.142)
    별상 테스트가 아니라 별상의 완성이군요^^^^
  • 김일순 2007.11.27 00:04 (*.160.109.88)
    부지런도 하십니다. 고정관측지 뽐뿌에서 더 나아가 아저씨 뽐뿌를.... ^^
    12인치 올리셨으니 이제 딥스카이들 또 "다 죽었어~! " 겠죠? ㅎㅎ
  • 전영준 2007.11.27 12:02 (*.138.203.2)
    올 겨울 또 리플달기 힘들겠습니다..ㅎㅎ
    쓸말 다썼어요...고쌤~~~^^
  • 박정용 2007.11.28 02:32 (*.34.46.198)
    보름달을 보면 행성찍고 싶고.. 나갈때마다 고민스럽던데..^^
    달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별상 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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