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3일 밤 관측소 지붕을 여니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유리알처럼 맑은데 월령8일을 지난 반달이 하늘가득 달빛을 쏟아내어
그 많던 별들은 달빛을 피해 모두 숨어버렸네요.
달력을 보니 월몰은 새벽 2시45분, 요즘 4시30시면 박명이 시작되니 사진을 찍기는 참 애매한 날입니다.
달사진을 몇장 찍고나니 새벽 1시, 달이 서쪽 광덕산으로 기울자 숨어있던 별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냅니다.
큰곰의 꼬리와 아크투르스, 스피카로 이어지는 봄의 대곡선이 자오선을 넘고 동쪽으로 여름 대삼각이 올라옵니다.
관측소 서쪽의 해발1000m를 넘는 광덕산이 좀 높아서 서쪽의 낮은 대상을 가린다고 생각했는데 그덕분에 달이
좀 일찍 숨어버리니 도움이 될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2시쯤 달이 광덕산 너머로 숨어버리자 아직 달기운이 하늘에 남아있지만 영향을 덜 받는 Ha필터로 백조자리의
NGC6888(초승달 성운)을 향해 열어봅니다.
새벽4시 30분 이후에는 박명으로 노출을 줄 수 없으니 이날 새벽 얻을 수 있는 노출시간은 2시간30분이 고작입니다.
몇칠 후인 4월17일, 월령11일을 넘겨 보름달에 가까워진 달을 피해 새벽에 두시간 정도 더 노출을 주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 하였습니다.
초승달성운은 처음 찍어보는데 반달 보다 조금 작은 직경 18분정도의 비교적 큰 대상이지만 생각보다 많이
어둡고 달의 영향때문이지 성운의 붉은색도 기대만큼 붉게 표현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달이 없는 좋은 월령에서 다시 찍을 기회가 생기겠지요.
처음 사진과 두번째 사진은 성운의 붉은 색을 강조하기 위하여 Ha+R를 R필터로 실험적으로 사용해 보았고 세번째 사진은
R,G,B를 정상적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네 번째사진은 관측소에 설치한 전천관측용 카메라로 찍은 그날 달이 지기 직전 하늘의 모습입니다.
망원경: ADT Kastron 320DS(12.5inch, F4.5 Newtonian)
가대: Astro-Physics 1200GTO(German Equatorial)
카메라: SBIG STL-11000M
가이드 : SBIG ST-402 with Lumicon off-axis guider
필터: SBIG Standard LRGB, Baader 7nmHa
촬영일시: 2008.4.14 / 4.17
촬영장소: Byulmanse Observatory
노출시간: Ha : 100분, R,G,B : 각 40분
이미지처리 : Maxim DL / Photoshop C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