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야간비행팀을 따라 양평 설매재에 다녀왔습니다. 날도 더운데다 시간은 없고하여 쌍안경 하나만 달랑 들고 나갔습니다.
관측지에 도착하니 최형주, 김경식, 이민정씨 세분이 먼저 도착하셨는데 즐겨 사용하던 관측지에 웬 가건물이 하나 들어서 있고 못들어가게 줄도 걸어 놓았더군요. 이제 여기도 앞으로 못 써먹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동원된 장비는 18", 12.5", 10" 돕에 16x70 쌍안경이었습니다. 저는 그나마 카메라 삼각대에 올려서라도 볼까 했는데 연결어댑터를 놓고 오는 바람에 2시간 내내 "들고보기"를 했습니다. 한 1분쯤 들고 있으면 "끙~"하고 저절로 신음소리가 나오더군요.-_-
이날 본 대상은, 저는 궁수, 전갈 자리쪽을 주로 복습하였습니다. 천정쪽을 보다가는 목 부러질 것 같아서 일부러 고도가 낮은 대상을 보았습니다.
대기는 무척 안정되어 있었지만 박무가 심해서 깔끔한 상을 보여주지는 못하더군요.
인상 깊었던 대상으로 백조자리 61번 별(61 Cygni)이 있습니다. 이놈은 쌍안경으로도 분해가 되는 이중성인데 고유운동 값이 매우 커서 Piazzi's flying star라고 발견자의 이름을 딴 별명까지 붙어 있는 놈입니다. 거리도 비교적 가까워서 지구에서 11번째로 가깝고 11.4광년 떨어져 있다 합니다. 한편 이 이중성계는 목성과 같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10인치로 보았을 때는 두 별이 거의 비슷한 광도로 오렌지색을 띠고 있는 이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흔하디 흔한 이중성 중의 하나일 수도 있지만 "의미"를 갖고 보니 색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저는 12시 갓넘겨서 철수를 했습니다. 집에 오면서 과속을 한 것 같은데 언제 과속딱지가 날라 올런지 모르겠네요.
마음이 이상하게 쓰이더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