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덕초현을 찾았습니다.
작년 송년 관측회 이후 처음이므로 여러가지 면에서 온양에서 출발하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날은 예상대로 좋았고
부담도 없었으며 늘 그렇듯 덕초현을 향하는 길은 별보러가는 그런 길입니다.
새말에서 빠져서부터는 바람의 상큼함이 틀렸습니다.
차창을 전부 열고 그 신선하고 풋풋한 시골공기를 음미하며 오랜만의 길을 재촉하지는 않았습니다.
안흥에 들러서는 삼겹살 세근을 사고 아침거리 장만을 했습니다.
비포장에 들어서서는 아주 천천히 별보러 가는 길을 즐겼습니다.
도착하면 늘 반갑게 맞이해주는 천문대장 정병호씨의 얼굴에도 반가움이 묻어 있었습니다.
일찍 도착해서 넓은 앞마당에 차를 새우고 느긋하게 설치하는 그런 기분...
밤에 도착해서 설치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
그리고는 박병우님과 김영렬님 이준화님이 속속 도착하셨습니다.
날은 약속된 듯한 하늘로 아주 좋을 것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출사는 여러 트러블을 동반합니다.
고정 관측지에 대한 아쉬움이 이럴때 고개를 들곤합니다.
이번 목적은 사자자리 처녀자리 머리털자리 북두칠성의 은하들을 메시에 목록 위주로 그것도 이쁜 놈만 골라서 2박 3일간 한 20개 정도는 찍어대리라 하는 것이었는데...
오토가이더 문제, 접안부 처짐문제, 정작 촬영 시작하면서 안 좋아진 하늘 등등 이런 저런 복병이 장애요인으로 등장을 합디다.
일단 성과라면 몇개의 은하사진과 성공적인 첫 오토가이더를 이용 충분한 노출을 줄 수 있었고
또 경통의 개선점을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린 것은 아니지만
느긋한 곳에서 잔잔한 별 동지들과 한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은 날이 흐릴 것이라는 예보로 덕초현에서 12시경 출발 돌아왔습니다.
앞으로는 평일 덕초현에 가 볼 생각입니다.
가고 오는 길이 여유가 있는 것도 좋았지만 덕초현의 방문객이 적은 이유로 한적한 것도 마음에 듭니다.